[단독]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공공배달앱'
예산 부족 탓 홍보 저조… 잇단 폐지
배달 지원 사업 보다 활성화 효과적
배달 지원 사업 보다 활성화 효과적
소상공인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된 공공배달앱 가운데 13개가 예산 부족과 이용률 저조로 좌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점 상태인 배달앱 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공공배달앱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대구시는 자료 제출 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공공배달앱 31개가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공공배달앱은 0~2%의 저렴한 중개수수료로 입점업체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배달 플랫폼이다. 배달앱 시장의 약 96%를 차지하는 배달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중개수수료가 최대 10%에 달해 입점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지자체들이 공공배달앱을 속속 도입했다.
전국 지자체가 2020년부터 공공배달앱 운영 및 홍보에 쓴 예산(종료된 13개 서비스 포함)은 102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지자체 5곳에서 13개 사업이 종료됐다. 홍보 부족과 그로 인한 이용률 저조 등 악순환에 시달려 폐지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대전시는 2021년 민간협약 형태로 ‘휘파람’이라는 공공배달앱을 만들어 13억2000만원을 투입했으나 예산 및 이용률 저조로 지난해 4월 말 사업을 종료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소상공인 배달 지원 예산으로 2000억원을 배정해 주로 배달 3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상공인 1명당 30만원꼴인 해당 예산을 지원하는 것보다 공공배달앱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 규모만 놓고 봤을 때 2000억원은 이제까지 전국에서 시행됐던 공공배달앱에 투입한 비용(1022억원)의 2배 정도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정부의 배달비 지원 사업은 배달 플랫폼 횡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배달 플랫폼 배 불리기에 불과하다”며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윈-윈’할 수 있는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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