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차등 수수료'안에…영세 식당은 "환영", 프랜차이즈는 "반대"
배달 앱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이 매출액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세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배달 기사가 이동하는 모습. 사진 뉴스1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입점 업체의 매출액에 따라 중개 수수료를 2~9.8%로 다르게 적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입점 업체 중 매출액 상위 40% 이상 곳엔 기존과 동일하게 결제 금액의 9.8%를 적용하고, 매출액 40~60% 구간 업체엔 6%를, 60~80%는 5%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현행 9.8%의 수수료를 매출에 따라 업계 최저 수준(2%)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배달 앱 3사의 수수료는 9.7~9.8%, 상생 배달 앱 땡겨요의 수수료는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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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업체 간 엇갈린 반응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수수료 상한을 낮춰야 한다며 반발했다.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작을 거란 주장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수수료 상한을 현행 9.8%에서 5% 수준으로 낮춰야 의미 있는 변화”라며 “치킨·피자 등 배달 비중이 큰 업종은 수수료 인하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도시락 등과 달리 치킨은 배달 매출 비중이 평균 70~80%에 달할 정도로 높고 배달 전문 매장도 많아서, 배달 앱 내 기준 매출은 높아도 총 매출은 다른 업종보다 낮을 수 있다”라고 했다.
배민의 차등 수수료 검토에 대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수수료 상한을 현행 수준보다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배달의 민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배달의 민족 주문 금액별 이용 요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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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안 논의 진전될까
차등 수수료안의 관건은 수수료 상한과 차등 구간이다. 업계에선 차등 수수료를 적용해도 인하 효과를 보는 점주가 적다면 입점 업체 측이 상생안을 거부할 거라고 전망한다. 상생협의체에 참석하는 한 입점 업체 측 관계자는 “다수의 점주에게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어떤 방식이든 혜택을 보는 분의 숫자가 적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배달 앱-입점 업체 상생협의체를 출범하고 10월까지 상생안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일 상생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상생협의체가 10월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직접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당사자를 통해 합리적인 안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상생 방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정부는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추가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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