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점주들 "배민과의 이별, 불가능?"…자체앱 시큰둥
자체앱, 공공앱 현재까진 호응도 크지 않아
국내 5대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보이콧’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민 중개 수수료 부담에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점주들의 보이콧 움직임에도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업계에는 배민 등 전문 배달앱이 시장을 장악해 자사앱이나 공공배달앱으로 소비자들을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5개 브랜드(BHC·BBQ·교촌치킨·굽네치킨·푸라닭) 가맹점주 협의회 대표들은 오는 10일 한데 모일 예정이다. 점주 단체 측은 배민이 새로 도입한 무료 배달서비스 ‘배민클럽’을 임시적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서비스 탈퇴 등의 방식으로 보이콧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사 본사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과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공공 배달앱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강력하게 형성된 배달앱과 소비자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9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3604만30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289만 명) 증가했다. 배달앱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반등에 성공한 이래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배달앱 업체들이 이용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무료배달과 구독 서비스 등을 선보인 결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 이용자 수는 지난해보다 64만명 증가했고, 쿠팡 와우클럽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는 쿠팡이츠는 지난해보다 무려 376만명 급증했다. 업계 1·2위인 배민과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는 늘어난 반면 요기요 이용자 수는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자사앱이나 공공배달앱보다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기존 배달앱을 이용하는 게 더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평소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23)씨는 “배달앱보다 더 저렴한 것도 아닌데 굳이 익숙하지 않은 자사앱을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가끔 기프티콘이 생기면 자사앱을 사용하지만 포장만 가능하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점주 단체의 결정을 따를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배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배달 주문이 없어질 것이라는 가맹점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소비자 입장에선 배민 쿠팡 사용하는 게 가독성도 좋고 혜택도 많은데 사용 안 할 이유 없다” “치킨집이 배달 없으면 뭐로 먹고 살겠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배민을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배민 등 배달플랫폼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산자위 소속 위원들은 자영업자의 숨통을 조이는 중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한편 불공정 약관 문제를 지적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현재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광고비와 수수료, 배달비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에 도움이 되는 상생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오는 10월 말까지 상생안을 내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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