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할인해야 수수료 인하' 배민 제안에…자영업자 "더 손해"

배달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고 있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제시한 상생안에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매출 상위 가게 점주의 경우 손님에게 할인 혜택을 많이 제공할수록 앱 수수료가 낮아지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8일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배민 앱 매출액 상위 60% 점주에겐 기존처럼 중개 수수료 9.8%를 적용하고, 이보다 매출이 적은 점주에게는 수수료를 낮추는 상생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매출 상위 60∼80%는 수수료 4.9∼6.8%, 상위 80∼100%는 2%를 각각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상위 60∼80%에 적용하는 수수료율이 문제가 됐다. 상생안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점주는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천원일 때 수수료 6.8%를, 1500원이면 4.9%를 각각 적용받는 탓이다. 협의체 회의에 참여한 입점업체 단체들은 "점주의 할인을 조건으로 걸고 선심 쓰듯이 수수료를 인하하는 척 하느냐"고 반발했다고 한다.

현재는 점주가 2만원어치 음식 주문에 수수료 9.8%, 즉 1960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우아한형제들에 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안대로 점주 부담으로 1000원 할인에 들어가면, 수수료는 3%포인트 낮아져 600원 줄어들지만 결과적으로 400원 손해를 보는 셈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가 내리면 소비자도 혜택을 볼 수 있고, 제시된 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점주 부담 금액과 수수료율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였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상생안을 수정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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