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데뷔전 치른 임광현, 국세청 내부 평가는?
[지금 국세청은]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한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 데뷔전을 치렀다. 22대 국회에서 처음 치러지는 국감이라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았지만, 국세청 관계자들의 시선은 아무래도 한솥밥을 먹었던 임 의원의 입에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임 의원은 이날 의약품 업체 리베이트 세무조사와 관련한 질의로 포문을 열었다. 최근 국세청이 리베이트와 관련해 돈을 준 사람은 물론 받은 사람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의사에 대한 압박이라는 게 임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정부와 의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런 때일수록 병원에 대한 세무조사는 세심하게 주의를 해야 한다"며 "세무조사는 본연의 목적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의원은 국세청 홍보대사를 둘러싼 문제도 지적했다. 이른바 '톱스타'에게 보수도 안 주고 매년 홍보대사를 시키고 있는데, 자칫 권력기관의 갑질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임 의원은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등 인적용역자에 대한 원천징수 문제를 지적하면서 차후 환급을 해주기보단 애당초 세율을 낮추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종합소득세 납부 방식도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2020년부터 지방소득세는 지자체에 따로 납부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는데, 납세자들의 불편이 크기 때문에 다시 국세와 지방세를 한꺼번에 납부하던 옛날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게 좋다는 제언이다.
국세청 내부에선 생각보다 무난한 국감이 됐다는 평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문제는 곳곳에서 제기됐지만, 특별히 강민수 국세청장을 몰아세운 질문은 기억에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실제 노태우 일가, 김건희 여사, 김혜경씨 수행비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등 정쟁과 맞닿은 질문도 있었으나, '정책국감'이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했다.
국세청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임 의원에 대해선 세무조사, 세금신고는 물론 국세행정 전반에 걸친 질문들을 폭넓게 던지며 '초선' 티가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게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절차와 시스템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국세청 출신의 진면목이 번뜩였다는 평이다.
다만, 국세청 출신이라는 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느낌이라는 평도 나온다. 임 의원의 지적이 과거 자신에 대한 지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임광현 의원 관련 기사에 '당신이 국세청에 있을 때 안 하고 뭐 했나', '당신이 국세청에 있을 때도 그랬다'는 식의 댓글을 자주 본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이 종종 나오는데, 국세청 출신이라는 점이 태생적 한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 역시 이런 부분을 의식해서였는지, 질의 과정에서 '자신이 퇴직하기 전 이 문제를 지적했는데,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질의 방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직원도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사실 국세청의 더 깊숙한 부분까지 알고 있을텐데, 많이 자제하는 느낌도 든다"며 "세무조사 등 국세행정에 대한 지적도 좋지만 친청과 후배들에 대한 사랑으로 직원들의 고충이나 처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