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갈등' 나비효과…배달앱 '외면' 자사앱 '관심'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협의체 논의가 또다시 무산된 가운데 배달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감지된다.
양측이 중개 수수료율을 두고 갈등을 키우는 사이 소비자들은 최근 혜택이 늘어나고 있는 프랜차이즈 자사앱으로 넘어가고 있다.
배달앱과 매장 메뉴가격을 별도로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처음 시작한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발현된 상황이지만, '배달앱 없이장사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번질 경우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자사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지난달 앱 사용자수는 전월보다 22만명 줄어든 2254만명으로 집계됐다.
요기요는 59만명 줄어든 526만명을 기록했다.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은 14%로, 2020년 9월 34%를 기록한 이래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배달앱 사용자수 감소는 입점업체의 이탈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3주차 '배민 사장님'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2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9월 1주차에는 24만명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8월부터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인상하면서 점주들의 분노가 수치로 확인된 것 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배달앱 사용자가 급격히 떨어지는 동안 프랜차이즈의 자사앱 이용률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배달앱 이용자에게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면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자사앱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버거킹 앱 사용자 수는 278만명으로 전년 동기(253만명) 대비 9.88% 늘었다. 2년 전인 2022년 9월(221만명)에 비하면 25%가량 뛰었다.
맥도날드와 롯데잇츠 앱 사용자 수는 지난 9월 기준 223만명, 9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14% 증가했다. 해당 통계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 조사를 통해 집계됐다.
와이즈앱은 "고물가, 배달앱 이중가격제 등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사앱을 통해 쿠폰, 멤버십, 이벤트 등 혜택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앱은 배달앱과 달리 중개 수수료 부담이 없어 가맹점주의 수익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업계는 자사앱으로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앱 이용률 증가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배달앱 대신 자사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배달앱 이용률 변화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시장 점유율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국내 5대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배달의 민족 '보이콧'을 논의할 예정이다. 배민 중개 수수료 부담에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앱 매출이 전체 90%를 차지하는 만큼 가맹점주들의 보이콧 참여 의지가 미약한 상황이지만 자사앱 이용률이 늘어나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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