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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에 쏟아진 '배달수수료 인상' 화살…쿠팡이츠는 왜 빠졌을까"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배달의민족(배민)이 국정감사장에서 거센 질타를 받았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정무위는 강한승 쿠팡 대표도 증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강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서는 예상대로 배민이 자영업자에 대해 불리한 수익 구조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지방에 있는 중소도시의 사장이 2만1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판매하면 1309원의 수익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배민의 ‘무료 배달 서비스’의 경우 자영업자가 직접 지급하는 비용이 많아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천 의원은 “‘가계 배달’을 하면 1328원의 손해를, 배민 배달은 1691원의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지금은 배민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사실상 자영업자에 대한 수탈 체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 부사장은 “가계 배달의 경우는 배민이 배달을 책임지지 않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배민이 배달 수수료를 6.8%에서 9.8%로 올린 것은 쿠팡이 먼저 9.8%로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는데 사실상 담합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이익이 10%도 안 되는 자영업자들이 대다수인데 9.8%의 수수료는 사실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모두가 예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함 부사장은 “(경쟁사 쿠팡의 조치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8월 배민 배달 수수료율을 9.8%로 3%포인트 인상한 이후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다른 배달앱인 쿠팡이츠(9.8%), 요기요(9.7%)와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함 부사장은 또 ‘최혜 대우’ 요구 정책으로 점주가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그 부분도 경쟁사가 먼저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따라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혜 대우 요구는 입점 점주를 상대로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배민이 국정감사에서 집중 포화를 맞은 것은 이중가격제 등으로 소상공인의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민은 2021년 배달 1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았지만 2022년 1월 음식값의 6.8%를 수수료로 받는 정률제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수수료를 9.8%로 올렸다.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까지 올린 셈이다.

소상공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몇몇 프랜차이즈가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운영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비판도 거세졌다.

이에 따라 공정위 등 4개 부처는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와 함께 상생협의체를 가동 중이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배민은 지난 8일 열린 상생협의체 6차 회의에서 배달 매출액 하위 입점업체에 수수료를 낮춰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향후 3년간 매출 상위 60% 업주에는 수수료 9.8%를 유지하고 60~80%의 업주에는 6.8%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제안은 상생협의체에 참가하는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입점업체 단체들의 반발만 샀다.

주목할 점은 배민에 이어 업계 2위인 쿠팡이츠는 지난 14일 열린 7차 회의까지도 수수료 인하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미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요기요 역시 매출 하위 점주들의 수수료 일부를 포인트로 다시 지급해 광고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를 고려할 때 배민이 쿠팡이츠나 요기요보다 과도한 부분이 없는데 ‘나홀로’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배민의 모회사가 독일이기 때문이라면 쿠팡은 미국인데, 쿠팡 대표가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라서 (여당이) 봐주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는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가 출석한 바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3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배민 59%, 쿠팡이츠 24%, 요기요 14%로 총 97%다.

배달의민족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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