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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배달수수료 '5%' 제시···배달비 문제는 입장 차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이 지난 8월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배달의 민족 B마트 앞에서 연 ‘B마트 멈춤의 날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배달 관련 앱을 켜둔 채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플랫폼 쿠팡이츠(쿠팡)가 배달수수료율을 현행 9.8%에서 일괄 5%로 낮추는 안을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입점업체들 요구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배달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돼 있어 입점업체들의 동의를 얻지는 못했다. 배달앱들은 최혜대우 요구 금지에도 잠정 합의했다.


23일 상생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 열린 배달앱 상생협의체 8차 회의에서 배달수수료율을 일괄 5%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다. 배민은 앞서 매출액에 따라 수수료율을 현행 9.8%에서 2.0%까지 차등 적용하는 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최고수수료율 적용 범위 등을 축소하는 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입점업체들은 우대수수료를 적용하고 최고 수수료율을 5%로 낮춰달라는 통일된 요구안을 냈다. 쿠팡이츠의 안은 수수료율만 보면 입점업체의 요구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한 입점업체 측 관계자는 “쿠팡의 안은 상당히 전향적인 안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쿠팡은 배달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조건도 함께 제시해 최종 상생안 마련에는 이르지 못했다.

또 배민·쿠팡은 최혜대우 요구를 중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최혜대우는 메뉴 가격과 할인 설정 등을 자사 앱에 가장 유리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수료율이 낮은 앱에서도 음식 가격을 수수료율이 높은 앱보다 낮게 설정할 수 없었다. 이에 입점업체들은 수수료율에 따라 매장 가격을 달리 할 수 있도록 최혜 대우를 없애달라고 요구해왔다.

최혜대우 요구가 중단되면 배민도 최고수수료율을 더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시장구조가 좀 더 공정하게 변하길 바라며 우대수수료가 확대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영수증에 배달수수료를 표기하는 문제 등에서도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주에게 배달비를 전가하는 것과 과도한 광고비 등 문제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입점업체들은 플랫폼이 수수료율을 낮추면서 배달비를 올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쟁 과열로 인한 광고비 부담도 문제다. 배민은 10월 말 기본노출 광고영역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다. 향후 업주들의 광고비·배달비 등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공정위 측도 배달수수료 문제 외에 배달비 등 부담 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0월 말까지 상생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배달앱 상한제를 포함해 입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 강경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불발됨에 따라 10월 중 상생안이 나올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공정위는 최종 상생안 마련을 위해 가까운 시일 내 추가 회의를 열어 양측 입장을 조율할 계획이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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