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쿠팡이츠, 수수료 5% 파격 인하…배민의 '결단'에 쏠리는 눈

23일 열린 제8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에서도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한 가운데 쿠팡이츠가 수수료율 5%를 제시했다. 이에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 사진 제공 = 각 사
쿠팡이츠가 최고 중개수수료율을 9.8%에서 5%까지 낮추는 상생안을 제시한 가운데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배민이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인상한 배경으로 쿠팡이츠와 동일하게 맞춘 조치였다는 입장을 보여 온 만큼, 같은 논리대로라면 이번 5% 인하안에도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여파로 배달비 부담이 점주에게 향하는 부작용은 향후 또 다른 난제가 될 전망이다. 24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전일 용산역 ITX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회의에서도 합의안은 도출되지 못했다. 지난 7월 출범해 이달 말 시한을 앞둔 상생협의체는 3개월간 중개수수료율 인하와 최혜대우 폐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해 왔으나, 서로 간의 이견만 확인하는 답보 상태다. 협의체는 배달플랫폼 측의 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및 입접업체 측의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선 유의미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쿠팡이츠가 중개수수료율을 5%까지 낮추겠다는 취지의 방안을 제시하면서다. 줄곧 수수료율 상한제를 도입하고, 최고 요율을 5%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점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쿠팡이츠가 상생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은 건 협의체 출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의 파격 결단에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배민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배민은 앞서 14일 진행된 7차 회의에서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적용하는 '차등 적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매출 상위 1~59% 점주에 9.8%, 60~79% 점주에 6.8%, 나머지 점주에 2.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대부분의 업체가 9.8%를 부과받는다는 점에서 점주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배민은 이보다 진전된 방안을 제안하지 않았다. 시장에서 배민의 인하 움직임을 기대하는 건 그간의 주장 때문이다. 지난 7월 중개수수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한다고 밝힌 배민은 쿠팡이츠를 그 배경으로 지목해 왔다. 쿠팡이츠가 이미 9.8%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객 등을 위한 출혈 경쟁에 뒤지지 않으려면, 동일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 질의에 "(경쟁사의 조치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이 쿠팡이츠의 정책을 따라왔던 만큼 이번 5% 상생안에 대해서도 동참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1위 사업자로서 배민이 움직여야 힘이 실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수료 5%여도... 배달비 불확실성은 '반대'
오는 30일 열리는 상생협의체 9차 회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달 말 시한을 앞둔 만큼 사실상 마지막 회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5% 상생안의 이면이다. 쿠팡이츠는 5%로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배달기사 지급비'를 입점업체가 추가 부담하는 조건을 달았다. 현행 수도권에서 4500원 수준의 배달료가 발생할 때 입점업체가 내는 배달비는 2900원(서울 기준) 정도다. 나머지는 쿠팡이츠가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배달료를 입점업체 및 배달라이더 단체가 협의해 새로 정하고, 세부적인 쿠팡이츠와 점주 간 부담 비율은 추후 정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입점업체들 배달료가 날씨, 지역 등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개수수료가 줄어들더라도 배달비가 더 늘어난다면 의미 없는 상생안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8차 회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Copyright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