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데드라인을 맞은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3개월간 9번에 걸친 회동에도 수수료율 인하에 합의하지 못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9.8%의 중개수수료율이 그대로 적용되는 일반 자영업자의 피해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로 미뤄진 상생안 마련에 공익위원들까지 나선 만큼 최종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입점 업체와 배달플랫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전날 약 8시간 동안 진행된 9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도 핵심 쟁점인 중개수수료율에 대해 양측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의에는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 등 4개 입점 업체 단체와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배민은 매출 상위 50% 입점 업체에 현행 9.8%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나머지 50%에는 2~6.8%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제시한 상위 60% 업체에 9.8%, 나머지 40%에 2~6.8%를 적용하는 방안에서 한 발 물러난 결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수료율 5%상한제'를 고수하는 일부 입점 업체와 간극이 커 합의는 불발됐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나서 1차 중재안을 마련했다. 매출 20~80% 구간으로 6.8%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로 수수료율 상한 역시 현행 9.8%에서 1~2%p 낮출 것을 권고한 것이다. 공익위원들은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10차 상생협의체 회의 전까지 양측을 오가며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다만 최고수수료율을 두고 배민 측 9.8%와 입점 업체 측 5%의 강 대 강 대치가 3개월 동안 이어진 만큼 상생안 도출에 대해 희망보다는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상생협의체가 공회전을 거듭하는 사이 9.8%의 수수료율에 그대로 노출된 일반 자영업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경기 김포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정부 주도로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희망을 걸었지만 그간의 상황을 보니 허탈하다"며 "3개월간 양보 없이 이견만 확인하는 동안 9.8%에 내몰린 일반 자영업자들만 피해자"라고 토로했다. 배민은 지난 7월 정률제 기반의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이용료를 기존 주문금액의 6.8%에서 9.8%로 3%p 올린다고 발표했다. 시장지배적사업자의 기습 인상으로 수수료 부담이 높아진 자영업자들은 동일 메뉴라도 배달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이중가격제에 내몰리게 됐다. 물가상승과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는 악순환을 초래한 셈이다. 이를 중재하기 위해 7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상생협의체에서마저 배민은 당초 데드라인이었던 10월까지 9.8%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다만 9차 회의에서 일부 합의점을 찾은 것은 희망적이다. 쟁점인 9.8% 수수료율 인하 외에 입점 업체 측이 요구해온 △소비자 영수증 내 부담 항목 표기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의 안건을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 상생협의체는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 등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항목의 비중과 구체적인 금액을 소비자 영수증에 기재하기로 했다. 또 최혜대우 요구 중지와 함께 특정 구간에 한정해 배달기사의 동의를 받아 라이더의 위치정보를 제공하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