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혜택에 '탈 쿠팡' 없었다…공정위 '끼워팔기' 조사는 위험 요소
쿠팡이 올해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유료회원비(와우 멤버십)를 58%나 올렸지만 기존 고객들이 지출을 늘리면서 이른바 ‘탈 쿠팡’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쿠팡이츠 배달비 무료 등 ‘멤버십 혜택 확대’를 통해 회원 이탈을 막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멤버십 혜택 ‘끼워팔기’ 조사에 들어간 것은 잠재적 위험 요소(리스크)로 꼽힌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Inc)가 6일(한국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3분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10조6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영업이익은 1481억원으로 적자(2분기 342억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공정위가 매긴 과징금 추정치 1730억원을 선반영해 나온 것이었다.
쿠팡의 성장세는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가 견인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9조36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0% 증가했다. 지난 7월 유료회원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 뒤 쿠팡을 탈퇴하는 ‘탈 쿠팡’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과 달리,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인 ‘활성 고객 수’는 3분기 225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고객 1인당 분기 매출(43만2160원)도 지난해 대비 8% 늘어났다. 올해 초부터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침투를 잔뜩 경계했지만, 아직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충성고객(코호트)이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는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하고,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쿠팡의 실적을 견고히 지키고 있는 멤버십 혜택은 기업 간 경쟁을 저해하는 ‘끼워팔기’ 논란에 들어가 있다. 최근 공정위는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끼워팔기’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를 ‘끼워팔기’로 결론낼 경우, 멤버십 혜택 체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범석 의장은 와우 멤버십 혜택에 40억달러(약 5조5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한 바 있다.
수익성 지표가 제자리 수준에 머문 것도 한계다. 올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동기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1.38%였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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