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7억 프랜차이즈 VS 4800만원 영세업체…배달 상생안 '작은 사장님' 손 들어줬다 [일상톡톡 플러스]
상생협의체, “영세업체 지원 수수료 인하”…대형 프랜차이즈 “하위 20%만 우대수수료 적용”
치킨 3사 가맹점 평균 매출 최대 8억원대…국내 음식점 사장님 23만명 ‘매출 4800만원 이하’
이번 조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상생협의체의 논의를 거쳐 기존 9.8%의 수수료율을 낮추고, 향후 3년간 27.8%의 차등 수수료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시행되었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많은 상위 35% 입점업체는 7.8%로 소폭 인하된 반면, 하위 50%에 속하는 영세 사장님들은 26.8%로 종전 대비 최대 7% 낮아진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는 상위 35%와 중간 3550% 구간은 각각 500원과 200원이 인상되지만, 하위 50% 업체들은 기존 수준(19002900원)을 유지할 수 있다. 3만원짜리 치킨의 경우 2%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업체는 기존 5840원에서 3300원으로 부담이 43% 줄어들게 된다.
공정위 상생협의체는 이번 수수료 조정안이 영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체는 "매출 하위 50% 이하의 업체는 추가 배달비 부담을 모두 플랫폼이 부담할 것"이라며 영세업체 지원 의지를 밝혔다. 수도권 지역 배달비는 통상 4000~4500원, 지방은 3000~3500원 수준인데 악천후 등으로 할증이 붙으면 6000~7000원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최대 5000원의 추가 배달비를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입장을 내고 “매출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이름도 없이 자신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장사에 나서는 영세 소상공인의 입장이 같을 수 없다”며 “상생협의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해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전국상인연합회도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며 찬성의 뜻을 전했다.
반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속한 전국가맹점협회와 전국외식산업협회는 상생협의체 의결 과정에서 퇴장하며 반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집중된 상위 구간 수수료 인하 폭이 낮은 점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배달비를 일부 구간에서 200~500원 인상한 데다, 하위 20%만 우대 수수료를 적용해 사실상 소상공인을 기만했다"며 "배달비 인상으로 점주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배달업계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소형 사장님의 매출과 수익성 격차를 지적한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 가맹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외식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약 3억1400만원이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교촌치킨은 가맹점당 연평균 6억9430만원, BHC는 5억4672만원, BBQ는 4억3258만원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평균적으로 프랜차이즈 매출이 개인 음식점보다 약 30% 높다는 분석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수료가 인하됐음에도 수익 구조 상 음식 단가가 높아지면 낮은 수수료율의 이득을 볼 수 있어 실질적인 불만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3만5000원짜리 음식 기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기존 6330원의 수수료 부담이 6130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개인 음식점 수가 줄고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 속에서 이번 조치가 그 해소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2022년 치킨 전문점은 4만1436개로 2020년 대비 1307개 줄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매년 증가해 전체의 약 70.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왔는데, 수수료 비용이 줄어들어 한숨 돌리게 됐다"고 다소 만족감을 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치킨 3사 가맹점 평균 매출 최대 8억원대…국내 음식점 사장님 23만명 ‘매출 4800만원 이하’
서울 강서구에서 어묵탕과 노가리를 파는 김모 씨는 14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배달 수수료가 27.8%로 인하된다는 소식에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는데, 수수료가 줄어들어 다행이다"고 했다. 김 씨는 한 그릇에 1만6000원짜리 어묵탕을 팔면 남는 수익이 고작 1000~2000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주변에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서 손님을 뺏겨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그는 "월 매출이 1000만원 안팎으로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최대 2%까지 수수료가 낮아지면 주문당 1000~2000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상생협의체의 논의를 거쳐 기존 9.8%의 수수료율을 낮추고, 향후 3년간 27.8%의 차등 수수료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시행되었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많은 상위 35% 입점업체는 7.8%로 소폭 인하된 반면, 하위 50%에 속하는 영세 사장님들은 26.8%로 종전 대비 최대 7% 낮아진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 앞에 배달앱 3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뉴시스 |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는 상위 35%와 중간 3550% 구간은 각각 500원과 200원이 인상되지만, 하위 50% 업체들은 기존 수준(19002900원)을 유지할 수 있다. 3만원짜리 치킨의 경우 2%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업체는 기존 5840원에서 3300원으로 부담이 43% 줄어들게 된다.
공정위 상생협의체는 이번 수수료 조정안이 영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체는 "매출 하위 50% 이하의 업체는 추가 배달비 부담을 모두 플랫폼이 부담할 것"이라며 영세업체 지원 의지를 밝혔다. 수도권 지역 배달비는 통상 4000~4500원, 지방은 3000~3500원 수준인데 악천후 등으로 할증이 붙으면 6000~7000원까지 오를 수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이 최대 5000원의 추가 배달비를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입장을 내고 “매출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이름도 없이 자신의 상품성을 바탕으로 장사에 나서는 영세 소상공인의 입장이 같을 수 없다”며 “상생협의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해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전국상인연합회도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며 찬성의 뜻을 전했다.
반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가 속한 전국가맹점협회와 전국외식산업협회는 상생협의체 의결 과정에서 퇴장하며 반발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집중된 상위 구간 수수료 인하 폭이 낮은 점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배달비를 일부 구간에서 200~500원 인상한 데다, 하위 20%만 우대 수수료를 적용해 사실상 소상공인을 기만했다"며 "배달비 인상으로 점주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배달업계는 대형 프랜차이즈와 소형 사장님의 매출과 수익성 격차를 지적한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 가맹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대기업 프랜차이즈 외식 가맹점의 평균 매출은 약 3억1400만원이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교촌치킨은 가맹점당 연평균 6억9430만원, BHC는 5억4672만원, BBQ는 4억3258만원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평균적으로 프랜차이즈 매출이 개인 음식점보다 약 30%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 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스1 자료사진 |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수료가 인하됐음에도 수익 구조 상 음식 단가가 높아지면 낮은 수수료율의 이득을 볼 수 있어 실질적인 불만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3만5000원짜리 음식 기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기존 6330원의 수수료 부담이 6130원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개인 음식점 수가 줄고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 속에서 이번 조치가 그 해소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2022년 치킨 전문점은 4만1436개로 2020년 대비 1307개 줄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매년 증가해 전체의 약 70.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왔는데, 수수료 비용이 줄어들어 한숨 돌리게 됐다"고 다소 만족감을 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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