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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매각에 합병·분할…상장 앞두고 체질 개선 중 [넘버스]

국내 여행 플랫폼 1위 업체 야놀자가 오는 2025년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사업 재편에 분주하다. 조 단위 투자금을 유치해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야놀자가 체질개선과 실적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18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사업을 중단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당기 중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과 야놀자F&B솔루션 재팬 관련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매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이블 오더 시장 철수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은 나우웨이팅, 도도포인트, 야오더 등 솔루션을 식당에 제공해왔다. 야오더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테이블 오더 서비스로 사업장 내 테이블에서 고객의 직접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다.


테이블오더는 식당 테이블에 설치된 단말기의 화면을 고객이 직접 눌러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장은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문제는 치열한 경쟁이다. 야놀자 말고도 배달 플랫폼(배민), 금융 플랫폼(토스), 통신사(KT)까지 시장 선점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에 야놀자는 지난해 말 순손실 82억원을 기록한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적자가 누적되자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766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사업을 끌고 가기에는 내년 상장까지 시간이 짧다는 판단에서다. 야놀자가 빠른 '손절'에 나선 이유다.
구스토엑스가 싱가포르에 열었던 '마켓블루' /사진 제공=야놀자
적자 사업은 지분 50% 미만으로...재무제표서 제외
야놀자는 올해 트러스트테이, 아파트테크, 구스토엑스 등의 사업을 접었다. 구스토엑스는 지난 2022년 야놀자 싱가포르법인과 블루바스켓이 50대50으로 합작해 설립했다. '공차' 창업자 김여진 블루바스켓 대표와의 협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50%였던 야놀자의 구스토엑스 보유지분은 0%가 됐다. 구스토엑스는 오프라인 위주로 운영돼온 레스토랑 및 식음료(F&B) 유통체인에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온라인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업을 벌였다.

또 트러스테이와 아파트테크의 지분율은 50% 미만으로 줄였다. 그러면 연결 재무제표에서 빠져 이 회사들의 적자가 야놀자의 적자로 이어지지 않는 효과가 낸다. 트러스테이는 입주민들을 위한 아파트 생활편의 플랫폼 홈노크타운을 운영한다. 아파트테크는 관리사무소를 위해 집합건물, 공동주택 관리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공급한다.
서울 대치동 야놀자 사옥 /사진 제공=야놀자
핵심 사업은 물적분할...클라우드·플랫폼
야놀자는 플랫폼사업 부문을 분할해 야놀자플랫폼을 신설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연구개발(R&D)사업 부문인 '와이넥스트'를 설립한다. 야놀자플랫폼은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에서 플랫폼 부문을 떼어내 회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야놀자플랫폼은 또 다른 야놀자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과 합병해 통합법인 '놀유니버스'가 될 예정이다.

야놀자의 100% 자회사가 되는 와이넥스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플랫폼,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관련 글로벌 클라우드 선행기술 개발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플랫폼에 이어 와이넥스트를 설립하는 등 지배구조 체제를 변경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야놀자 지분구조 /그래픽=정우성 기자
소프트뱅크가 1대 주주...10조 몸값 가능할까
야놀자는 창업자 이수진 대표(16.31%)와 특수관계인이 41.13%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개별주주로는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4.9%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어 싱가포르투자청(GIC) 자회사인 앱핀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이 7.58%다.

2021년 10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1조1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9조3388억원이었다.

블룸버그는 야놀자가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했고, 기업가치를 70억달러(약 9조5800억원)에서 90억달러(약 12조3200억원)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이를 정당화할 수익성 개선이다. 여행예약 앱 1위인 부킹닷컴을 운영하는 부킹홀딩스의 시가총액은 230조원에 달한다. 부킹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13억달러(약 29조7827억원), 영업이익 58억달러(8조1098억원)에 달한다.

중국 최대 여행 앱 '트립닷컴'을 운영하는 씨트립의 시가총액은 58조원 규모다. 씨트립은 지난해 매출 445억위안(약 8조5909억원)과 영업이익 103억위안(약 1조9878억원)을 기록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매출 766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26.8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2.13% 감소했다. 야놀자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납득할 수 있어야 상장이 이뤄질 수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아직 상장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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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기자 wsj@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