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도 '배달 수수료 상생안' 반발…이중가격 더 번질듯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고심 끝에 내놓은중개 수수료 완화안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반발 의사를 드러냈다.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점주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도입한 '이중가격제'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마련된 합의안에 대해 배달앱 상생협의체 합의안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며 비판했다.
앞서 배달앱 배민·쿠팡이츠와 입점업체 등으로 구성된 배달앱 상생협의체는 지난 14일 중개 이용요율을 기존 9.8%에서 2~7.8%로 차등화하고 배달비를 최대 500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합의안은 구체적으로 거래액별 적용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상위 35%까지는 7.8% △상위 35~80%는 6.8% △상위 80~100%(하위 20%)는 2%를 적용한다.
수수료를 내리는 대신 배달비는 일부 구간에 한정해 인상한다. 현행 배달비 1900~2900원에서 상위 35% 배달비는 2400~3400원으로 500원 오른다. 이외 상위 35~50%는 2100~3100원, 상위 50~100%까지는 현행을 유지한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이번 합의안은)배달 매출이 극히 적은 하위 20%에만 요율을 낮춰줄 뿐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대부분인 상위 35% 업주들은 인상 이전 수준인 6.8%보다 이용요율이 1%포인트 올라가고, 고정액인 배달비는 500원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35~50% 구간은 요율이 같지만 배달비가 200원 인상되고 50~80% 구간도 전혀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합의안에 따르면 매출 상위 35%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주문금액이 커져야 한다.
해당 구간의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기존보다 2%포인트 낮아지지만 배달비가 500원 오르기 때문에 주문금액에 따라 비용 부담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출 상위 35% 업주에 3만원 주문이 들어올 경우 업주 부담은 5840원(9.8% 수수료+배달비 2900원)에서 5740원(7.8% 수수료+배달비 3400원)으로 100원(2%) 줄어들지만 1만5000원 주문이 들어오면 현행인 4370원에서 4570원으로 200원 더 부담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박리다매를 주 목적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영업 방식상 많이 팔수록 손해를 보게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주문금액이 커질 수록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보게되는 만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최소 주문 가능 금액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다시 소비자들의 부담 확대로 이어진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최소 2만5000원을 최소주문금액으로 잡아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주문)금액을 조금씩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구조적 손해가 예상되면서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이중가격제'가 확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배달앱 수수료 인상에 따라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지난 9월부터 이중가격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의 경우 배달앱 주문시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비싸게 받고 있다. 맥도날드도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를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가격을 8500원으로 책정해 매장 판매가보다 1300원 비싸다.
이중가격제는 주로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도입되고 있지만 변경된 수수료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구조적인 악영향을 끼칠 경우 업계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는 배달율 하락을 우려해 이중가격제 도입에 선을 긋고 있지만 수수료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민과 쿠팡이츠는 상생방안 시행을 위한 시스템 정비를 마무리한 후 내년 초에는 이날 제시한 상생방안을 적용·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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