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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말 아끼던 네이버…지도앱서 '주문 중계' 제공

네이버가 네이버지도 앱 안에서 음식 배달 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네이버 지도에서 서울 시내 한 치킨 가게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배달 주문 화면 /사진= 네이버지도 갈무리
배달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지 않았던 네이버가 네이버지도를 통해 외식업장의 포장·배달 주문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지도에서 치킨·제과점 등 프랜차이즈 매장을 검색한 뒤 메뉴 선택, 배달주소 입력, 결제까지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다만 각 음식점에 제공하는 주문접수 시스템, 배달원 매칭 등은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푸드테크가 대행한다.

네이버지도 앱에서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 연계 △앱 내 주문·결제로 구분된다. 배달의민족 연계 방식은 네이버지도에서 배달의민족 앱으로 이동하는 아웃링크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네이버지도에서 음식점 검색만 할 뿐 포장·배달 주문 서비스 일체는 배달의민족에서 이용한다.

이와 달리 네이버지도 앱 내 배달 주문·결제 서비스는 아웃링크 연동 없이 네이버가 주문 중계 서비스를 한다. 네이버 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는 이용자가 음식 배달을 주문하면 기존에 입력한 주소 정보가 연동된다. 네이버 커머스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뒤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주문을 완료한 후에는 네이버 앱 알림 기능을 통해 음식 조리 진행 상황이 안내된다.
네이버지도에서 배달 중계 서비스를 적용한 화면. 음식점을 검색한 뒤 배달 탭을 누르면 앱에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 네이버지도 갈무리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식점주에게서 받는 수수료는 네이버페이 수수료가 적용된다. 수수료는 최고 2.90%, 최저 0.8%로 매장 규모에 따라 다섯 단계로 차등 적용된다. 일례로 영세업장이 네이버 배달을 통해 1만6900원의 매출을 내면 수수료 150원을 제외하고 1만6750원을 정산한다. 이는 기존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만 적용하고 배달 중계 수수료를 추가로 받지 않은 것이다.
네이버 주문 수수료 /사진= 네이버
이에 관해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등 전문기업과 달리 주문 중계와 결제에 한정된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위대한상상(요기요) 등 전문기업은 앱 배달 주문 이후 가게의 주문 접수, 배달원 매칭 등 전 과정에 걸친 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배달원과 계약해 배달 시스템을 직접 관리한다.


네이버는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배달 시스템 운영사와 협력해 배달 콘텐츠를 네이버지도에서 보여주는 것이며 음식점의 배달 주문 접수 시스템 제공, 배달원 매칭은 운영사(협력 업체)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등 전문기업과 달리 주문 중계, 네이버페이 결제 서비스만 직접 하고, 나머지 배달 과정은 협력업체에 맡긴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의 배달 협력 업체는 '푸드테크'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푸드테크에 43억원을 투자해 지분 13.44%를 확보했다. 네이버 외에도 쿠팡이츠, 카카오, 맥도날드, 버거킹 등 다수 기업에 주문 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식 배달 서비스 제공은 그동안 네이버가 배달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입장과 상반된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11일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단2024'에서 음식 배달 시장 진출 계획과 관련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배달 시장에 진출할 경우 네이버가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 전망은 3~4년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때부터 거론돼왔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진출에 대해 경쟁 과열, 소상공인·배달노동자와의 상생 문제 등 위험 요소가 많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또한 확정된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네이버는 이번 네이버지도 앱 내 음식 배달 서비스에 관해서도 배달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로 편의를 제공하고, 검색 결과를 풍부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네이버는 일본 음식 배달 기업 데마에칸에 1907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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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