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네이버 "넷플릭스도 공짜로"…쿠팡과 '전면전'

쇼핑·배송에 이어 OTT까지 강화
네이버는 26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넷플릭스 무료 시청’ 혜택을 추가했다. 월 구독료 4900원(연간 월 구독 때는 3900원)인 멤버십에 가입하면, 월 구독료 5500원의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멤버십을 사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를 따로 구독하는 것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는 게 더 저렴한 셈이다. 네이버가 멤버십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추가한 것은 기존 넷플릭스 가입자는 물론 신규 가입자까지 끌어들여 멤버십 이용자 수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선 네이버의 멤버십 확대 전략이 국내 최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쿠팡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확한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네이버 멤버십은 약 1000만명,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약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주요 성장 동력인 커머스(쇼핑) 거래액 증가세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쿠팡과의 이용자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쿠팡과의 정면 승부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막대한 투자금을 앞세워 출혈 경쟁을 벌이며 롯데·신세계 등 거대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이커머스 1위인 네이버로선 쿠팡의 진격을 뿌리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쿠팡의 쇼핑·배송·배달·OTT 등에 맞설 수 있는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그래픽=이진영

◇네이버와 쿠팡 본격 경쟁


네이버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이 제공하는 각각의 혜택에 대응해 멤버십을 강화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은 매월 7890원을 내면 쿠팡 무료 배송과 더불어 OTT 쿠팡플레이,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배달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을 받기 위해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자연스럽게 쿠팡을 이용하도록 하는 구조다. 네이버도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 배송 및 넷플릭스 구독과 함께 지난 6월부터 국내 음식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협업해 무료 배달에 나서고 있다.

두 업체의 경쟁은 쇼핑 사업의 핵심인 ‘배송’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당일 배송을 강조한 ‘도착보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 상반기 ‘새벽배송’ ‘오늘배송’ ‘휴일배송’ 등으로 배송 방식을 세분화하고, 1시간 내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지금배송’도 선보일 계획이다. 쿠팡의 경쟁력이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로켓배송’과 식품과 생필품을 즉시 배송해주는 ‘쿠팡이츠마트’ 등 빠른 배송에서 나온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 한진 등 12개 물류사와 ‘물류 연합군’을 구성했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별도 앱을 출시해 자체 쇼핑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온라인에 먼저 문을 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네이버에 입점한 판매자와 광고 상품을 중심으로 노출시킨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검색하면, 기존 가격비교에서는 쿠팡과 같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나 브랜드 상품 등이 가격순으로 보였지만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는 네이버 자사 몰 상품이 먼저 노출된다. 그만큼 검색 결과에서 쿠팡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비스의 사용성과 이용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비교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분리한 것”이라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된 상품 추천 서비스를 위해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치열해지는 이용자 확보 경쟁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양강 체계를 굳힌 네이버와 쿠팡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커머스 사업 성장세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3분기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11조9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13.3%에서 5%로 반 토막이 났다. 커머스 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네이버가 AI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 등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서면서 쿠팡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두 업체의 전선(戰線)은 쇼핑·배달·콘텐츠를 넘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조선닷컴 핫 뉴스 Best


[]
[]

황규락 기자 rock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