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플랫폼 자율규제' 처참히 실패…불공정 제재 의문"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플랫폼 기업 독점 규제에 대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야당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드라이브를 걸었다.

시민사회와 배달플랫폼 노동자, 소상공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온플법을 제정하지 않고 자율규제 정책을 이어왔지만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를 향해'독점 플랫폼 기업 갑질 규제법' 논의에 나서달라고요구하고 있다.정부여당의 플랫폼 정책은 중개수수료 등 독점 대기업의 갑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온라인플랫폼법제정촉구100일긴급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플랫폼 독점 규제법 제정 관련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온라인플랫폼법안에 대한 공청회 일정을 논의했다.지난 2020년 공정위가 온플법안을 발의해 관련 논의가시작됐지만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제기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국회 논의가 공전되면서 처리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얼굴을 바꿔 온플법폐기, 플랫폼 자율규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공정위는 올해 돌연 플랫폼법 추진을 예고했다가 지난 9월 또다시 플랫폼법 제정이 아닌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해 규제하는 '사전지정제'가 정부여당안에서 빠지게 됐다. 지배적 사업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후추정'하면 된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일부개정안이 공정위의 정책 방향과 유사하다. '사후추정제'가도입되면 쿠팡, 배달의민족, 티몬, 위메프 등이 점유율이나 매출 기준에 미달해 지배적 사업자 규제 대상에서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공정위는 배달앱 수수료 갑질 문제의 경우 '상생협의체'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5개월 간 상생협의체를 통해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단체가 논의를 진행한 결과, 일부 단체들만 배달플랫폼과 합의를 진행하는 반쪽짜리 결과가 도출됐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의 플랫폼은 중개수수료를 현행 9.8%에서 매출에 따라2%~7.8% 차등 적용 방식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대신 배달비를 올리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사전지정제'와 '수수료 상한제'를 골자로 하는 온플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김남근 의원이 43명의 의원들과 함께발의한 온플법은 ▲시가총액 15조원 이상 ▲연평균 매출 3조원 이상 ▲월평균 이용자 수 1천만명 이상 ▲월평균 플랫폼이용사업자 수 5만개 이상 등의 기준에 해당하는 플랫폼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사전에 지정해 지위 남용 행위를 금지한다. 또한 수수료율 상한을 정할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중소상공인·배달라이더·가맹점주·참여연대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촉구 긴급행동'(이하 온플법 긴급행동)은 논평을 내어 "국회는 거대 기업의 눈치를 보지 말고 민생입법을 추진하라"며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독점 기업에 대한 사전지정제를 반영한 진정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법을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온플법 긴급행동은 "윤석열 정부의 독점 플랫폼 자율규제는 처참히 실패했다.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법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기준 또한 현행법보다 완화된 기준이라 쿠팡과 같은 대표 독점 기업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독점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 규율에 어떤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온플법 긴급행동은 "자영업자·노동자·소비자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단호하게 요구한다. 독과점 기업에 대한 '사전지정제'와 배달앱 분야의 '수수료 상한제'를 반영한 온라인 플랫폼법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며 "연내 논의되는 온라인 플랫폼법 입법 과정을 통해 누가 진정한 민생입법에 임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눈앞의 성과를 위한 하나마나한 플랫폼법 입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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