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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PG업계 '갈등' 왜?…쿠팡·배민 '직승인'이 쏘아 올린 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비씨카드의 직승인 중계 서비스를 두고 비씨카드와 PG(전자지급결제대행) 업계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PG업계는 비씨카드가 PG사 고유의 업무를 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비씨카드는 온라인 직승인을 바라는 가맹점이 늘고 있어 자연스럽게 나타난 서비스라고 반박한다.


'직승인' 확대될라…PG업계 커지는 위기감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G협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비씨카드가 NH농협카드 및 주요 은행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직매입 영업을 확대하면서 PG사업과 VAN(부가가치통신망·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PG사 본연의 업무에 침투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씨카드는 해명자료를 내고 "일부 카드사가 지난해말부터 가맹점과 직승인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비씨카드에 거래중계 서비스를 위탁했다"라며 "비씨카드가 제공하는 거래중계 서비스는 카드결제 과정의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갈등하는 배경에는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직승인'이 확대될 것이라는 PG사의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직승인은 PG사나 밴사를 끼지 않고 가맹점과 카드사가 직접 연결된 상태에서 결제를 승인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결제시장은 '가맹점-PG사-밴사-카드사' 구조로 짜여 있다. 직승인이 이뤄지면 PG사와 밴사는 빠지고 가맹점과 카드사가 남는다.


직승인은 대형 온라인 가맹점의 수요로 등장했다. PG사의 핵심업무는 결제대금의 정산이다. PG사는 이 업무를 해내기 위해 결제창을 생성하고 지급결제수단을 나열해서 제시한다. 이후 고객이 결제를 완료하면 온라인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정산해준다. 그러나 쿠팡·배달의민족·요기요·네이버 등 대형 온라인 가맹점이 PG사가 하던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시작했다.

비씨카드는 PG업무를 흡수한 온라인 가맹점과 다른 카드사 사이에서 직승인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PG업을 내재화하는 것만으로는 바로 카드사와 연결될 수 없기 때문에 비씨카드가 중간에 껴서 거래데이터를 송수신한다. 비씨카드는 지난해말부터 NH농협카드와 일부 대형 온라인 가맹점 사이에서 직승인을 지원하기 시작했는데, 자사카드로 결제가 일어났을 때 직승인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놔서 NH농협카드의 직승인을 중계하는 업무도 맡을 수 있었다.


비씨카드 직승인 서비스 확대될 듯…"골목상권 침해"vs"시장의 흐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선 빠르고 광범위하게 직승인 시스템이 퍼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가맹점이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직승인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어서다. 오프라인에선 가맹점수수료율이 카드수수료율로 제한돼 있어 가맹점의 직승인 수요가 크지 않다. 반면 온라인에선 가맹점수수료율이 카드수수료율보다 높다. PG사가 가져가야 할 수수료가 가맹점수수료율에 덧붙어서다. 예를 들어 영세가맹점의 경우 오프라인에선 결제금액의 0.5%를 카드사에 수수료로 주면 되지만 온라인에선 0.5%에다 PG사에 내야 할 수수료까지 추가된다.

직승인이 이뤄지면 카드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밴사에 줘야 할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다. 직거래가 이뤄지면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밴사와 수수료를 나눠갖지 않아도 된다. 비씨카드는 조만간 직승인 중계 서비스를 NH농협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PG업계 관계자는 "PG사는 온라인 결제시장 발전에 기여했는데 카드사를 대신해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한 PG사와 밴사의 업무에 비씨카드가 침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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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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