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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PG업계, 영역 침범 논란 '활활'

BC카드, 직승인 거래 중계 서비스 제공에 PG협회 반발
최근 여신금융업계가 영역 침범 이슈로 뜨겁다. BC카드가 제공 중인 ‘거래 중계 서비스’를 두고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계와의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BC카드는 ‘거래 중계 서비스’가 가맹점과 카드사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카드 결제 과정의 서비스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PG업계는 본연의 업무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PG협회는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내고 BC카드가 전자 지급결제 대행업 본연 업무를 침투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BC카드가 NH농협카드 및 주요 은행계열 카드사를 대상으로 VAN(부가가치통신망) 직매입 영업을 확대하고 대형 가맹점을 타깃하며 VAN 및 PG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정부가 부여한 신용카드사업 허가권을 무기로 생태계 질서를 무시하고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는 등 골목상권에 대한 갑의 횡포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PG협회의 주요 회원사는 NHN KCP, KG이니시스, 토스페이먼츠, 한국정보통신, 나이스페이먼츠, KG모빌리언스 등이다.

PG사는 신용카드사와 직접 계약하기 어려운 온라인 쇼핑몰을 대신해 결제 업무와 정산을 처리해주는 사업자다. 신용카드사와 온라인 가맹점 사이에서 지급 결제를 중계한다. VAN사는 결제정보 전송, 처리를 담당하며 카드사와 가맹점 통신을 연결하는 부가가치통신망 역할을 한다.

기존 오프라인 결제시장은 ‘가맹점-VAN사-카드사’ 구조이며, 온라인 결제는 ‘가맹점-PG사-VAN사-카드사’ 형태였다. 이 때문에 온라인 가맹점은 PG사와 VAN사를 거치는 만큼 부가적인 수수료를 부담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카드사들이 PG와 VAN사를 통하지 않는 직승인 거래를 시도하면서, 이러한 중계 서비스를 위탁받은 BC카드가 직승인 거래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쿠팡, 배달의민족 등 기존 대형 온라인 가맹점들도 이미 자체 비용을 투입해 직승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각 카드사와 직승인 계약을 맺어 상대적으로 결제 비용 부담을 낮추는 추세다.

BC카드 측은 “개별 가맹점의 효율적인 직승인 계약 확산을 위해서는 자체 비용이 투입되는 직승인 시스템을 대체할 공용 ‘거래 중계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부 카드사가 BC카드에 거래 중계 서비스를 위탁해 가맹점의 자체 시스템 구축 비용이 없는 직승인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가맹점들은 수수료 및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각 카드사는 결제 관련 비용을 낮추고 있다”며 “BC카드가 제공하는 거래 중계 서비스는 카드 결제 과정의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카드업계에서는 PG업계가 자신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BC카드가 직매입 영업을 하니 PG, VAN사가 수익이 줄어들까봐 걱정이 돼 골목상권 침해라며 감정에 호소하는 것 같다”며 “정부의 신용카드사업 허가권과도 연결짓는 건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저하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서도 원가 절감의 수단으로 직매입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형이 아닌 온라인 가맹점들은 직승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더라도 비용 부담이 커 추진하기 어렵다”며 “그 부분을 BC카드가 채워주고 있으니 오히려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PG업계는 카드사와 가맹점을 잇는 것은 결제사의 역할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한 PG업계 관계자는 “대형 PG사라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중소 파트너사들이 얽혀있다”면서 “가격 결정권을 가진 카드사가 전통적인 결제사의 역할을 침범하면 중소가맹점과 PG사들은 피해를 보고 결제생태계 자체가 망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