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오늘(4일) 이슈 종합] 재계 "경영상황이 비상계엄 상태", 비상계엄 경제계 후폭풍, '처단' 표현 두고 의료계 반발 거세
■재계 "경영상황이 비상계엄 상태인데...위기 속 혼란 가중"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인한 긴장 상태에서 벗어났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에 대한 대비에 착수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혼란이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SK그룹,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밤새 전개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밤사이 긴박하게 전개된 상황으로 인해 많은 임직원들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이날 오전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비상계엄이 해제돼 일단 안도하고 있지만, 향후 정국 상황과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후폭풍…경제·금융당국·지자체 일정 줄줄이 취소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8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할 예정이던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이날 새벽 1시께 전격 취소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 기업 역동성 제고·신산업 촉진을 위한 경제규제 혁신 방안 등을 논의하려던 일정이 무기한으로 연기됐다. 내년 인구주택총조사를 앞두고 연간 통계 정책을 확정하는 국가통계위원회도 함께 취소됐다. 최 부총리가 이날 오전 연례 협의차 한국을 방문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와 만나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 등을 설명하려던 일정도 역시 취소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원스톱 청년금융컨설팅센터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함께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우수사례 발표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취소했다. 또 금감원장과 증권사 CEO 간담회 보도자료 배포도 무기한 연기됐다.
■비상계엄 포고령 속 '처단' 표현 두고 의료계 반발 거세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발표한 제1호 포고령으로 인해 의료계가 공분하고 있다. 특히 파업 중인 전공의 등 의료인을 '처단'하겠다는 문구가 논란이 됐는데, 의료계는 정부가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후 계엄사령부는 같은 날 밤 제1호 포고령을 발동했다. 이 포고령에서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외에도 포고령은 국회 및 지방의회의 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등 총 6개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라는 특정 직역만 겨냥한 점에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의정 갈등이 10개월째 접어드는 상황이지만, 의료 현장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파업·이탈 전공의 등 의료인에 대한 조치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계엄을 통해 특별한 이유 없이 의료인 복귀를 강조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5대 금융지주·은행, 새벽부터 비상 회의…시장 대응 강화 주문
시중은행들도 비상계엄령 여파에 새벽부터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계엄령이 해제되면서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을 찾았지만 모니터링 강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은 이날 정상 영업을 하면서도 긴급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은행 임원들은 계엄 선포 직후 본사로 출근해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오늘 아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비상계엄선포에 따른 자본시장 영향과 법률적 유의사항 등을 논의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오전 7시 30분 본사에서 임종룡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임 회장은 "시장이 곧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무 점검 및 고객응대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신한금융도 임원 비상회의를 열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회장 주재로 이날 오전 7시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함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환율과 유동성 리스크 등 리스크 전반에 대한 점검, 고객과 직원들의 불안과 동요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IT 보안 유지 점검도 지시했다. NH농협은행 역시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고객 응대와 시장 모니터링을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내부통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계엄령에도 쿠팡은 달렸다…유통·물류산업 정상 운영
계엄령 사태에도 유통·물류 산업은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통행금지가 이뤄진 것은 아니어서 새벽배송 등의 물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항만과 선박 운영도 밤새 정상적으로 이뤄져 수출 역시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주요 담당자들이 비상대기했으나 새벽 로켓배송은 이상 없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SSG닷컴(쓱닷컴)도 이날 새벽 배송을 정상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도 현장 특이 사항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정상 운영한다고 했다. 배달앱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도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평소와 같은 근무 체계를 운영하고, 배달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 배달 서비스 등은 모두 차질 없이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숨 가빴던 간밤…국내외 금융시장 '일시 쇼크'
취침모드를 준비하던 3일 22시30분 경 선포된 비상계엄령에 간밤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약 6시간만인 4일 4시30분 국무회의를 통해 비상 계엄 해제 의결, 국회에 모인 계엄군이 해산하면서 금융시장은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 및 금융 당국 수장들은 전일부터 긴급 회동 및 간담회를 열고 "모든 가능한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전일 11시 40분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장 안정화 의지를 표명했다.
■석유화학업계 "불황 돌파" 특명…자구책 마련 '총력'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發) 설비 증설 속 공급과잉 탓에 좀처럼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황 전반에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각 기업들은 자체적인 생산 조절에 돌입하거나, 사업을 재편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4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여수 2공장 내 에틸렌글리콜(EG)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 일부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박스업(철수 전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 공장 측은 재가동 여부나 매각 방침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으나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 명의 직원이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 재가동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동 중단의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가동을 이어갈수록 손해가 불어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구조조정 신호탄"… 한국GM, 사무직 '희망퇴직' 번지나
한국GM이 사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신청한 직원에게는 위로금으로 기준연봉 2년치를 지급하고, 1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대상은 차장급 팀장부터 임원까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한국GM 소속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8789명으로 사무직 근로자 수는 1200~13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희망퇴직 대상자는 약 300~350명 가량이다. 현재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약 45명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신청 인원수가 저조하자 일반 직원까지 범위를 확대하려고 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상태다. 이 같은 결정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 부진 지속으로 GM 본사가 진행하고 있는 조직 효율화 작업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8월 GM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 부문 정규 직원 1000명 이상에 대한 정리해고에 나선바 있다. 또 중국 시장에서의 제조 및 영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뷰파인더] 편의점 '구독' 전쟁…포켓CU vs 우리동네GS, 승자는?
편의점 업계에 '구독 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 출시로 가성비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니즈)를 충족하고 '록인(잠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편의점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CU와 GS25는 각각 '포켓CU'와 '우리동네GS'를 통해 구독 소비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U와 GS25의 '구독 전쟁'이 한창이다. CU는 지난 2021년 1월 매월 구독료를 지불하면 한 달 내내 상품을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 쿠폰 서비스'를 개시했다. CU 구독 쿠폰 서비스는 고객이 할인받고 싶은 카테고리의 월 구독료를 정기 결제하면 해당 카테고리의 할인쿠폰이 CU의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 '포켓CU'에 매월 발급되는 CU만의 구독 서비스다. 서비스 초기에는 김밥·삼각김밥, 도시락·샐러드와 같이 상품 카테고리별로 구독 상품을 나눴다. 할인쿠폰은 매월 발급됐지만, 사용은 1일 1회로 한정했다. CU는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지난 5월 구독 서비스를 개편했다. 지난 2021년 서비스 론칭 이후 4년 만이다.
■'비상계엄 해제' 증시 정상 운영…떨고 있는 개미들
한국 금융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은 정상적으로 개장해 운영될 예정이다. 전날 오후 10시 25분경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계엄을 선포한 후,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비상계엄이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소 하락하는 등 상당 부분 안정을 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새벽 1시와 오전 7시 두 차례에 걸쳐 비상시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 상장된 한국물의 가격 및 거래상황, 환율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권시장 및 파생상품시장 등을 정상 운영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증시도 정상운영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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