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불안감에···통조림·생수 사러 한밤 편의점 달려간 시민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의 계엄군이 깬 유리창을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에 시민들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달려가 생필품을 구입하는 등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다.
4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전날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모든 편의점에서 생필품 매출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A편의점에서는 전주 같은 요일 동시간대와 비교했을 때 해당 시간대의 통조림 매출이 무려 337%나 뛰었다. 라면은 254%, 생수는 141%, 즉석밥은 129% 올랐다. 건전지(41%), 안전상비의약품(40%) 매출도 급등했다.
B편의점에서는 전날 대비 해당 시간대 매출이 통조림은 76%, 즉석밥 38%, 생수는 37% 뛰어올랐다. 라면(28%), 건전지(26%), 식재료(24%), 주류(15%), 시리얼(14%), 빵(13%) 매출도 올랐다. C편의점에서도 직전일 대비 매출 신장률이 즉석밥은 70%, 라면 50%, 생수 40%, 주류 30%, 전기용품·여행용품은 20%에 달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비상계엄을 경험해본 세대들을 중심으로 비상식량과 생필품을 미리 비축해두려는 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주택가 편의점들을 중심으로 생필품 구매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직원과 매장 근무자들에게 확인해보니 50~60대 연령대로 보이는 고객들의 구매가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e커머스에서도 해당 시간대 생필품 실시간 판매량이 소폭 늘어났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생수 등 생필품이 새벽시간대에 실시간 베스트상품 랭킹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밤사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등으로 혼란이 컸지만 통행금지 등의 조치는 내려지지 않으면서 새벽배송 등 물류 피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밤 쿠팡, SSG닷컴, 컬리 등 e커머스 업체들은 평상시처럼 새벽배송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비상계엄 사태가 밤 늦은 시간에 발생하면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주문량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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