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사먹기 부담스럽네요"…요즘 특수 누리는 외식 메뉴
분식집서 가족외식…"고기는 다음에"
5000원짜리 우동·짜장면 북적
1만원 넘는 파스타 가게는 한산
5000원짜리 우동·짜장면 북적
1만원 넘는 파스타 가게는 한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일 오후 7시 서울 신길동 보라매역 인근 한 기사식당. 즉석우동과 짜장면을 5000원에 파는 10평 남짓한 식당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식당 주인은 “늦은 밤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더 많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근처 한 돈가스 전문 식당. 30여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었지만 식사 중인 손님은 두 명뿐이었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9000원짜리 돈가스다. 1만2000원 파스타가 대표 메뉴인 주변 양식당 역시 한 테이블을 제외하곤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내수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어 주요 상권에서 외식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일부 ‘초저가 식당’만 특수를 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 분당의 한 초밥집 주인은 “올해 평일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며 “점심에 1만원이 넘는 메뉴를 먹기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이 더 저렴한 인근 식당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배달앱도 타격을 받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지난 11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0월보다 줄어들었다. 올 들어 배달앱 3사 MAU가 모두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1위 배민의 11월 MAU는 2166만 명으로 한 달 새 41만 명(1.9%) 줄었다.
배달앱 사용자는 올 들어 쿠팡이츠를 시작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 경쟁이 불붙자 한동안 증가세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 배달 ‘약발’이 끝난 데다 고물가에 따른 외식비 부담이 커져 사용자 수가 정체하거나 감소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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