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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의 부활"…소규모 상가는 '울상'

부동산R114 '웃는 대형 리테일과 우는 자영업자' 보고서
"온라인 플랫폼 성장에 지역·소규모 상권 가치 하락" 평가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상가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형쇼핑몰에는 소비자들이 몰리는 반면 소규모·지역 상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e커머스와 배달전문점 등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명동 방문객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부동산R114는 '양극화된 소비, 웃는 대형 리테일과 우는 자영업자'라는 제목의 올해 상가 시장 진단과 내년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몰락한 명동은 올해 부활에 성공했다. 2021년 4분기 최고 50.27%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던 명동은 2022년 3분기 36.94%, 2023년 3분기 19.66%, 2024년 3분기 2.39%로 매년 약 17%포인트(p) 감소했다.

동시에 다양한 '핫플레이스'가 등장했다. 성수동과 함께 '용리단길', '신당동' 등이 소비자들 사이 인기를 끌었다. 다만 과거 주요 상권 중 한곳이던 가로수길을 비롯해 일부 상권은 여전히 공실 문제를 겪는 등 상권별로 분위기는 상반됐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특정 상권에 속한 상가를 투자할 경우 상권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서는 대형쇼핑몰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대형쇼핑몰이 유동인구와 배후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인근 소규모 상가 투자자들에게는 악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배민B마트' 등 소규모 물류시설이 등장하고 배달전문점과 e커머스 등 접객공간 없이 적은 면적만 사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지역 상권과 소규모 상가의 가치가 하락했다. 보고서는 "지하철 통로와 연결되어 있거나 상권에 맞닿아있는 독보적인 입지가 아니라면 임대는 커녕 분양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국 사업자 수와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 GDP 추이. [사진=부동산R114]

인플레이션도 급등한 외식비도 문제가 됐다. 외식물가가 상승하면서 외식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202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였던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의 국내총생산(GDP)은 다시 2024년 3분기 들어 2022년 1분기 수준으로 하락했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7월 0.45%에서 올해 7월 0.61%로 상승했다.

부동산R114는 내년 상가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상가 거래건수도 급감한 탓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상가 거래량은 1만168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된 1만9629건보다 약 40.5% 감소했다.

차태회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올해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며 반등할 수 있는 시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상가를 낮은 가격에라도 받아줄 구매자가 많지 않은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전국 상가 거래량 추이. [사진=부동산R114]

이어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는 무리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닌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대출이자만 지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장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며 준비가 되지 않으면 상가투자는 삼가는 것이 가장 나은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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