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우리나라 플랫폼에는 혁신이 없을까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경영사학회 편집위원장 |
최근 일부 공무원이 우리나라 플랫폼엔 혁신이 없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러나 국내 플랫폼산업은 지난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하며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네이버, 카카오톡, 쿠팡, 배달의민족 등 서비스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며 우리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플랫폼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데이터 분석, AI(인공지능), 그리고 이용자 경험 개선에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플랫폼에 혁신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혁신(Innovation)은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 서비스 또는 프로세스를 창출하고 구현해 기존 방식이나 시장을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정리된다. 오스트리아 재정장관 출신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1930년대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후 혁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다. 그는 혁신을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경제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요소로 봤다. 그의 혁신이론은 경제순환과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창업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통해 혁신이 기존 경제구조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기업이나 기술이 기존 기업이나 기술을 대체함으로써 경제의 효율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경제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창업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장에 도입하고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슘페터는 창업가가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산방법, 새로운 시장개척, 새로운 원자재 공급처 탐색 등을 통해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창업가정신이 토지, 자본, 노동과 함께 경제의 제4요소가 된다고 주창했다.
1980년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을 도입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고 심마니, 미스다찾니, 까치네와 같은 초기 토종 검색엔진이 등장했다. 그러나 야후(Yahoo!)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지배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자리잡아 웹 이용자들에게 정보검색, 이메일, 뉴스 및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고 그 결과 국내에서도 90% 이상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후발주자 네이버는 설립 초기부터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해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자연어 검색기능을 강화해 국내 이용자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실행했다. 네이버는 검색결과를 블로그, 카페, 뉴스 등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이용자들이 보다 쉽게 원하는 정보를 찾도록 지원했다. 다음은 웹메일 서비스 '한메일'을 통해 초기에 많은 인기를 끌었고 이후 '다음카페'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해 국내 이용자들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이러한 접근은 야후의 기술지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뤄지는 단점을 잘 파악해 한국 이용자들의 문화적 특성과 언어적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 제공에 기여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국내 스타트업과 기술협업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창조적 파괴를 이뤘고 야후의 글로벌 서비스 한계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구글을 포함한 여러 빅테크가 매출 축소보고 및 법인세 탈루문제로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약 12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식적으로 보고한 매출은 3653억원에 불과해 법인세가 155억원에 그쳤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지난해 약 4964억원과 1684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또 국내 플랫폼기업들은 고용창출과 경제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자국 플랫폼을 경제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플랫폼 국가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선 지금 혁신을 위해 국내 플랫폼산업을 어떻게 활용할지 우리 정부의 심도 있는 전략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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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경영사학회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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