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럭스·파페치로 명품 온라인 시장 정조준…쿠팡, 내년을 기대하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생필품·신선식품 시장을 로켓배송으로 제패한 쿠팡이, 이젠 명품 온라인 시장을 정조준한다. 그간 편의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증명했다면 이제는 명품으로 고급스러운 경험을 선사해온 백화점과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16일 쿠팡에 따르면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R.LUX(알럭스)’는 지난 10월 론칭 이후 클라랑스, 데코르테에 이어 최근 랑콤, 발망까지 입점하며 럭셔리 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 10월 럭셔리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를 선보인 바 있다.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로,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차별화된 로켓 서비스를 더해 전에 없던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기존의 로켓럭셔리를 독립적인 럭셔리 버티컬 서비스인 알럭스로 확대 개편한 것으로, 알럭스가 엄선한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직매입해 소비자에게 빠른 배송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명품 버티컬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특히 알럭스는 고객들에게 명품 뷰티샵에 방문한 것과 같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한다. 럭셔리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자경험(UX) 디자인에 블랙·화이트 콘셉트를 적용해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소비자들은 다채로운 브랜드의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쇼핑을 즐길 수 있고, 럭셔리 브랜드사들도 버티컬 공간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알럭스에는 현재 25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는 연말까지 30여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3분기 컨콜에서도 의지를 읽을 수 있듯, 쿠팡은 알럭스에 대한 행보를 적극적으로 넓히는 모양새다. 예컨대 쿠팡은 알럭스를 적극 알리기 위해 대규모 뷰티 축제인 메가뷰티쇼에도 아낌 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아직 로켓배송에서 제공되지 않은 상품군이 많다”며 지난 10월 럭셔리 뷰티 접근성을 높인 서비스인 알럭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제휴해 새로운 프리미엄 배송을 제공하며, 세련된 쇼핑 환경에서 독점적 브랜드를 쇼핑할 수 있다”며 “로켓 익일·당일 배송으로 알럭스 전용 고급 포장 디자인된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온라인 시장을 꽉 쥐고 있었던 쿠팡은 후발주자로 뛰어든 배달앱 사업 ‘쿠팡이츠’도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려놓는 등 적수가 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런 쿠팡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패션이나 명품군이었다. 기존 뷰티 제품군이나 로켓럭셔리 역시 물품이 빠르게 필요한 이들이 찾는 서비스로서만 단순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쿠팡의 명품 카테고리 확장 열쇠는 올 초 인수 작업을 완료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신규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로 꼽힌다. 다행인 점은 파페치의 적자 폭이 지난 3분기 크게 감축됐다는 점이다. 파페치는 연초부터 일부 사업부를 정리하며 구조조정에 돌입, 인수 당시 문제점으로 꼽혔던 적자를 줄였다.
실제로 파페치는 연간 적자가 1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었지만 현재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지난 2분기 424억원(3100만달러) 대비 지난 3분기 27억원(200만달러)으로 크게 감소했다. 4분기 및 내년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컨콜 당시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인수 1년도 안된 회사를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돌려놨다는 점에서 쿠팡의 명품 온라인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뷰티·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쿠팡의 명품 온라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패션과 뷰티는 소비자가 불경기에도 자신만의 취향을 표현하기 위해 꾸준히 찾는다는 점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카테고리다. 파페치와 알럭스가 명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만큼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초 인수 작업을 완료한 쿠팡이 파페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몰두했다면, 내년에는 수익 창출과 동시에 알럭스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