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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들 시국선언 "탄핵 가결 환영, 그 이유는…"

울산지역 배달노동자 기자회견 "윤석열 정부, 우리를 전쟁 같은 상황에 방치해"

[박석철 기자]

울산지역 배달노동자들이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박석철

"만약, 12월 3일 비상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노동조합 활동은 봉쇄됐을 것이다.집회시위를 금지하며 언론을 군이 통제하는 상황에선 노동조합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요구를 제기하는 통로인 정당과 의회까지도 활동이 금지됐을 것이므로, 노동조합은 완전히 그 기능을 상실했을 것인데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상황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비상계엄 이전부터 배달라이더를 전쟁 같은 상황에 방치해 놓았다."

울산지역 배달노동자(배달라이더)들이 18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배달플랫폼 하청 구조의 문제와 울산 지역 라이더 생존권 위협, 지역 운임 차별성과급 인센티브의 지역 차별 등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울산지역 민주주의와 노동조합을 위협하고, 배민쿠팡을 비호하는 권력"으로 규정하고 "배달라이더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이더들은 오래전부터 라이더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유상보험의무화와 라이더자격제를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플랫폼사를 규제할 수 없다'며 이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라 공문을 보내는 수준으로 조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대놓고 무시당했고 보험 뿐만 아니라 면허·비자가 없는 라이더까지 모집하는 불법채용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라며 "이 사태의 책임은 배민 쿠팡과 더불어 이를 방치한 정부에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배민은 현재의 비상시국에도 라이더운임 삭감을 진행 중에 있다"며 "온 민족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배달의 민족은 자기 이윤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배달운임에 대한 아무런 규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례를 들며 "현 정부는 화물안전운임제를 폐기했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를 억눌렀다"며 "만약 화물안전운임이 계속 시행되고 있었다면 호주나 캐나다처럼 배달안전운임도 논의될 수 있었을 것이지만 배민의 운임삭감을 정부도 돕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달노동자들은 또 "현 정부는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권한을 주는 노동조합법 개정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만약 노동조합법이 바뀌었다면 라이더는 배민쿠팡의 마구잡이식 하청화와 콜 몰아주기, 운임삭감 등 불공정행위에 대행하는 수단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배민쿠팡의 이윤추구를 거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더불어 이들은 "상점주들은 배민 쿠팡의 과도한 착취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는 이를 해결할 듯 움직였지만 결국 배민은 올 상반기 보다 수수료와 배달료를 더 높이는 승리를, 쿠팡은 수수료는 낮췄으나 이를 배달료로 벌충하는 조삼모사 결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민 쿠팡은 정부의 비호 아래 착취의 정당성까지 확보하게 된 것"이라며 "상점주에 대한 계속되는 착취는 결국 라이더에겐 일감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에 현 정부는 라이더의 생계를 위협하는 많은 일들을 해 온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배달노동자들은 기자회견에서 '배달 플랫폼의 하청 구조 중단 및 불법 행위 근절과 울산 지역 운임 차별 철폐, 안전운임제 도입과 플랫폼법 제정, 불법 무면허 라이더 채용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도 마련'을 요구조건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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