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My Way 가는 K-스타벅스, '수익성·충성 고객 확보' 두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19일 사이렌 오더 주문 취소 서비스 도입
신세계 품에 안긴 스타벅스 코리아가 글로벌 매장 운영 원칙에서 벗어나 독자 행보를 밟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사이렌 오더' 기능을 강화하고 진동벨 도입·키오스크 설치 검토까지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독자행보로 ‘수익증대’과 ‘충성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19일부터 사이렌 오더의 주문 취소가 가능해진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주문을 승인하기 전 취소를 원한다면 주문 내역에서 '주문 취소하기' 버튼을 누를 수 있다. 해당 기능은 배달 서비스인 '딜리버리'에도 적용된다. 매장에서 주문을 승인하더라도 배달 라이더가 배차되기 전이라면 취소할 수 있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품을 주문한 뒤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타벅스코리아가 2014년 약간 3년 간의 개발 끝에 전 세계 최초로 도입했고, 현재 영국, 홍콩, 일본 등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됐다.


스타벅스는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는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진동벨을 도입하기 시작해 연내 110여 곳까지 이용 매장을 늘리기로 했다. 최근 내부적으로는 키오스크 설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스타벅스는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고객과의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원이 직접 주문을 받고, 육성으로 고객의 닉네임을 불러 음료를 전달하는 것이 세계적 매장 운영 원칙이다. 그러나 피크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고 혼잡한 매장이 많은 한국에서는 이 정책이 잘 맞지 않는다는 고객의 불만 지속되자 진동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지난 10월에는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Buddy Pass)’를 론칭, 자체 배달 시스템인 딜리버스 외에 외부 앱을 통한 배달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4월부터는 배달의민족에도 입점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본사의 경영원칙을 깨고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올해 연매출 3조원 돌파가 유력하지만, 2021년 이래로 영업이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까지 10%대 내외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4.7%로 크게 꺾이고 지난해 4.8%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역시 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음료 가격도 인상됐다. 지난 8월 커피 가격을 사이즈별 최대 600원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엔 아이스 음료 11종의 가격도 인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벅스 직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일부 직원들은 본사가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며 트럭 시위를 벌였다.

다만 스타벅스는 떨어진 영업 실적에 당장의 수익성 개선 보단 고객 편의성 향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초심을 잃어 스타벅스 만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상실하고, 충성 고객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스타벅스가 도입 예정인 사이렌 오더 주문 취소 기능은 실행 전부터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매장 주문 승인 후에는 여전히 대기가 길어도 주문 취소가 불가능하고, 사전 주문 전 대기 인원을 알 수 없어서다. 대기 예상 시간을 공지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개선됐음에도 본인 주문 앞에 대기 인원을 파악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예상 대기시간 알람 기능과 사이렌 오더 주문 취소 기능은 이전보다 고객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