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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쿠팡, '빠른 정산' 법인사업자 적용…물류센터 개선 1000억 투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쿠팡 간담회 합의안 도출...내주 이재명 대표 참석 협약식 체결 예정
클렌징 제도 대폭 손질...폭행, 주거침입 등 범죄 및 위법 사유로 최소 적용

지난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쿠팡의 10대 민생현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내 1위 이커머스 업체 쿠팡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빠른 정산 주기 확대, 근로자 근무 여건 개선 등에 잠정 합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다음 주 중 쿠팡과 합의안 체결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쿠팡 사장단과 을지로위원회 2차 간담회에서 을지로위원회의 10개 요구안에 대한 합의를 진행했다.

취재 결과 양측은 △셀러 판매대금 정산 기간 단축 △사업장 근로 여건 개선 △클렌징 제도 개선 △배달료 인하, 라이더 최저 배달단가 보장 등에 합의했다.


정산 기간 단축과 관련해 쿠팡은 현행 빠른정산 서비스(셀러월렛) 이용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카드사와 협의해 현재 개인사업자로 제한된 셀러월렛 이용자를 내년 3월까지 로켓그로스 셀러 및 법인사업자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약 60% 수준인 셀러월렛 비율이 내년 말 90%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CLS는 클렌징 제도 개선안을 추진한다. 클렌징 제도는 대리점이 물류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쿠팡CLS가 배송구역을 회수하거나 물량을 조절하는 제도다.

쿠팡CLS는 영업점 계약서를 표준계약서와 동일하게 구성하고, 운영상 반드시 필요한 계약 내용은 부속 합의서에 반영키로 했다. 특히 현행 계약 해지 부속합의서 상의 즉시 해제 요건인 클렌징 10개 항목을 부속 합의서에서 삭제한다. 계약 해지 사유는 폭행, 주거침입 등 각종 범죄행위와 산업안전보건법 미이행 등으로 최소화한다.

다만 영업점이 배송인력 미확보 등으로 지속적인 배송 차질이 발생하는 등의 계약위반 행위에 대해선 일정 유예기간을 두고 협의를 진행하되, 협의 후에도 시정되지 않을 경우 배송구역 조정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직후 로켓배송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밝혔다. 17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 주차된 차량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근로 여건 추가 개선 요구안도 잠정 합의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캠프의 근로 여건 추가 개선을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10월 10개 물류센터에 시스템에어컨 등 집중 냉난방시설을 설치했고, 내년에도 약 10개 물류센터 내 근로자 상주 작업구역에 냉난방시설을 추가로 설치한다. 근로자가 많은 약 20개 서브허브(중간 물류센터)에도 근로자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는 냉난방 공간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내년 1월부터 쿠팡CLS 물류 분류 전담 근로자를 100% 직고용해서 사회보험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발생한 영업점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선 유족에 대한 회사 지원 및 보상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배달앱 수수료, 배달라이더 최저 배달단가 보장 문제에 대해선 양측이 합의안 도출을 위해 지속해서 소통할 예정이다.

쿠팡은 을지로위원회가 구상한 '새벽배송 사회적합의' 기구에도 참여한다. 야간업무 종사자의 건강 보호를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야간 배송인력 격주 주5일제 근무제가 조속히 안착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 후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쿠팡에서 발생한 문제로 국민들이 많은 걱정 있었지만, 한달여 간 쿠팡 사장단과 모임을 통해 많은 부분 합의를 이뤄냈고, 부족한 부문은 사회적 대화 통해 논의하기로 해다"며 "이 과정에서 쿠팡의 어려움과 저력을 알게 됐다. 신뢰 회복의 좋은 기회였고, 쿠팡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세계적 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합의안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다음 주 중 이재명 대표와 쿠팡 사장단이 참여하는 협약 체결식 등 행사를 준비 중이다. 쿠팡 측도 관련 행사 계획이 확정되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쿠팡에선 박대준 공동대표와 정종철 쿠팡CFS 대표, 홍용준 CLS대표,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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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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