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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결산] 중국발 공세·티메프 사태·롯데 위기설, 유통업계를 뒤흔들다

이마트 용산점 쓱데이 맞아 줄서고 있는 모습. 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올 한해 유통업계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소비심리가 크게위축되며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격적인 확장과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지난 몇 년간 성장을 이어오던 온라인쇼핑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주요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비상경영 체제를 돌입하는등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 모색에 나섰다.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세와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중국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와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는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중국계이커머스 플랫폼은가격 경쟁력, 저렴한 배송비, 빠른 배송을 무기로 국내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했다.특히 젊은 소비자층이 이들 플랫폼의 독창적인 상품과 가격 경쟁력에 끌리면서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1월 종합몰 앱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전달 905만명에서 6.9% 증가한 967만6000여명을 기록했다.이는 국내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쿠팡에 이어 2번째다.

이로 인해 국내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서비스 혁신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으나, 그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티몬과 위메프 사태 관련 회생절차 협의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티메프(티몬, 위메프)대규모 미정산 사태는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고객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지난 7월 티메프가운영 자금 부족으로 협력업체들에게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소비자들의환불 요청과 협력업체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로 판매업체에 대해 발생한 미정산 금액은 총 1조2789억원에 달한다.

티메프는 기업회생 및 자율구조조정(ARS) 절차를 밟았지만 일부를 제외하면 협력업체 대부분이 대금을 받지 못했다.지난 11일 큐텐의 구영배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횡령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쿠팡 과징금부터 무신사 갑질 의혹까지, 공정위의 전방위 규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기업의부당 행위에 대해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하며, 업계 전반에서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쿠팡은 공정위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지난 6월, 공정위는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총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쿠팡은 공정위의 처분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쿠팡 측은 "자사의 경쟁력은 상품 추천 알고리즘에서 나오며, 이는 유통업의 본질적인 역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현재는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쿠팡은 와우 멤버십에 포함된 쿠팡 플레이와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끼워팔았다는 의혹과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 '다크패턴(소비자를 혼란시키는 상술)'을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공정위의 추가 조사를 받았다.

쿠팡 본사.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다른 주요 유통기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9월, CJ올리브영 본사에 대해 현장 조사가 실시했다. 이는 경쟁사인 무신사의 '뷰티 페스타'에 참여하려던 납품업체에 불참을 강요했다는 신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CJ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경쟁사 판촉행사 불참 압박과 관련해 과징금 19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9월2일홈플러스 본사에도 조사관을 파견해 대규모유통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현장 조사를 가졌다. 같은날 서울 서초구 동원F&B 본사에도 조사관을 보내 '대리점 공정화 법률 준수 여부'에 대한 공정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또 공정위는 지난 8월 26일 롯데마트의 판촉비 부당 전가 의혹에 대해서 조사했으며, 같은날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입점 업체에게 타 플랫폼 입점을 제한하는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의 이러한 조사는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기업들은 과징금과 소송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은 물론 평판 관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유통업계, 위기와 변화 속 '생존 전략' 모색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유통업계는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비상경영 체제를 발표하며생존전략 모색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본격적인 비용 절감 및 수익성 개선 조치에 돌입했다.

신동빈 회장은 당시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 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도 경영목표 달성 및 재도약을 위해 경각심을 높여줄 것을 단호하게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본사 이전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경영 효율화에 집중했으며, 계열사들도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본사를 옮겼다. 같은 달 롯데온 역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던 본사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이전했다.

희망퇴직과 구조조정도 잇달았다.롯데온은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호텔롯데도 코로나19이후 4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3월 정용진회장 취임 이후 비상경영을 강화했다.성과가 저조한 임원에 대한 교체하는 강수도 뒀다.

일례로 올 4월 신세계건설 대표를 바꾼데 이어 6월에는 지마켓과 SSG닷컴의 수장을 교체했다.

창사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두 차례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3월 이마트는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첫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6일부터 두 번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외에도SSG닷컴과 G마켓은 각각 지난 7월과 9월에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또 11번가는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사옥을 서울에서 광명으로 옮기며 비용 감축에 나서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희망퇴직과 사옥 이전 등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써야 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공간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

오프라인 매장들은 치열한 경쟁 속오프라인 매장만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특화 매장을 확대했다. 단순히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일반 점포가 아니라 특정 카테고리를 강화한 매장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마트는 올해 죽전점, 용산점, 문현점, 광주점 등 주요 점포를 리뉴얼하며, 식품 중심의 강점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 체류를 위한 다양한 공간 구성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수원점, 의왕점, 군산점, 진주점, 동부산점, 원주점 등 총 6개 점포를 새롭게 단장하며 변화에 동참했다.

홈플러스는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으로의 변화를 통해 공간 혁신을 이어갔다. 지난 11월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귀포점'을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며, 지역민과 관광객을 겨냥한 맞춤형 고객 경험 전략을 가속화했다

스타필드 마켓 전경. 사진= 이마트 제공

백화점 업계도 리뉴얼과 신규 오픈을 통해 고객 유입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현대백화점은 9월 부산 동구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를 오픈했다. 이곳은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그리고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이다.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리뉴얼하며 프리미엄 컨버전스형 쇼핑몰 '타임빌라스'를 선보였다. 이는 기존 쇼핑몰의 강점을 극대화한 형태로, 350여 매장을 개편하며 고객 맞춤형 쇼핑 환경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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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bora11@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