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만든 윤석열 계엄 패러디, 극우 댓글에 달린 '사이다' 반박
'윤석열 풍자' 코미디언 김민교, 이번엔 내란 사태 풍자... "너무 상식 벗어났다"
[임병도 기자]
각종 정치 패러디로 화제를 모은 코미디언 김민교가 이번엔 윤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풍자하는 연기로 돌아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19일 유튜브 채널 '김민교집합'에는 <우리 아빠 사랑 때문에 ???까지 해봤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김민교는 윤석열 대통령을, 함께 출연한 코미디언 이세영은 김건희 여사의 말투와 억양을 따라하며 작정하고 패러디합니다.
"말 안 들으면 군인 삼촌 부를 거야"... 작정한 패러디
영상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로 시작됐습니다. 명품백 가방을 발견한 딸이 누구에게 받았느냐고 묻자, 엄마 역할인 이세영은 김 여사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아는 목사가 주니까 받았다"라고 얼버무립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비꼰 것입니다.
이어 아빠 역의 김민교는 윤 대통령 말투로 "당신은 점 보러 다니는 사람이 왜 목사님한테 저런 걸 받아?"라며 김 여사를 둘러싼 무속 논란도 에둘러 드러냅니다.
엄마는 더 나아가 "애들이 다 커서 말을 안 듣는다"며 "아는 도사님한테 점을 봤는데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면 집에 안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 애들끼리 속닥거리는 거 고쳐야 된다"고 합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 담화문에서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영상에선 아빠를 윤 대통령으로, 아이들을 국회로 빗대 비상 계엄을 선포한 배경을 풍자합니다.
엄마는 아빠에게 "애들이 말을 안 들으면 진짜 개 엄하게 해야 된다"라고 조언을 합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를 '개 엄'이라는 해학적 표현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긴급하게 얘기", "집안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선포", "배달 음식 금지", "통신 차단", "비속어 통제", "둘이 모이지 않는다", "투표가 제일 안 돼"
개 엄하게 하겠다는 아빠는 거실에 나와 긴급하게 이야기 한다며 각종 조치를 이야기합니다. 금지, 차단, 통제... 이런 단어들은 자연스레 지난 3일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1호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이들이 "독재"라며 반발하면서 "투표를 하자"고 합니다. 그러자 아빠는 질색하며 "투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이어 "말 안 들으면 군인 삼촌 부를 거야. 알지? 얼마나 무서운지"라며 경고합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위한 표결을 진행할 당시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견디다 못한 아이들이 담장을 넘는 장면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를 위해 국회 담장을 넘은 장면을 패러디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너무나도 닮은 아빠는 아들이 담장을 넘자 "이거 끌어내리라니까"라고 말합니다. 윤 대통령이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하고 더 많은 병력을 국회에 투입했어야 한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김민교 "중립 지키려 노력했는데..."
과거 코미디 쇼 < SNL 코리아 >(아래 < SNL >) 고정 크루로 윤 대통령을 패러디했던 김민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치 패러디를 하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중립을 지키려 노력했다"면서 "이번에 일어난 일들은 좌우를 떠나 너무나 상식에 벗어났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왠지 패러디하는 저도 자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비상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벌어질 사태를 우려하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쿠팡플레이 < SNL >는 지난 11월 호스트 배우 진선규를 마지막으로 시즌6가 종료됐습니다. 이후 내란 사태가 벌어졌고, 그동안 < SNL >에서 윤 대통령을 패러디해왔던 김민교는 유튜브를 통해 계엄령을 풍자한 영상을 공개한 것입니다.
12.3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로 지목된 윤 대통령을 패러디한 '김민교집합'의 영상은 21일 오전 기준 조회수 7만 회를 넘겼고, 각종 언론에도 소개됐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의 주장이 담긴 댓글도 의외로 많이 보였습니다.
댓글에는 "CIA에 제보할 사람 추가", "이제 미국 여행은 못 가겠네"라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지지하거나 후원한 연예인들을 CIA에 반미주의자로 신고하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다는 가짜뉴스와 연관된 주장입니다(관련기사: "미 CIA에 아이유 고발"... '가짜뉴스'에 또 속은 극우).
한 이용자는 "이렇게 대놓고 풍자할 수 있는 것도 자유 대한민국이기에 가능하단 걸 잊지 마시길"이라는 댓글을 달았는데, 그러자 또 다른 이용자는 "그걸 개박살 낼 뻔했던 게 윤석열이었다는 걸 잊지 마시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반응은 엇갈렸지만, 김민교의 날카로운 계엄령 패러디는 우리가 풍자와 해학의 민족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영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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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도 기자]
▲ 김민교씨가 SNS에 올린 '아빠의 계엄령' 섬네일 |
ⓒ 인스타그램 갈무리 |
각종 정치 패러디로 화제를 모은 코미디언 김민교가 이번엔 윤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풍자하는 연기로 돌아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19일 유튜브 채널 '김민교집합'에는 <우리 아빠 사랑 때문에 ???까지 해봤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김민교는 윤석열 대통령을, 함께 출연한 코미디언 이세영은 김건희 여사의 말투와 억양을 따라하며 작정하고 패러디합니다.
"말 안 들으면 군인 삼촌 부를 거야"... 작정한 패러디
영상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로 시작됐습니다. 명품백 가방을 발견한 딸이 누구에게 받았느냐고 묻자, 엄마 역할인 이세영은 김 여사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아는 목사가 주니까 받았다"라고 얼버무립니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비꼰 것입니다.
이어 아빠 역의 김민교는 윤 대통령 말투로 "당신은 점 보러 다니는 사람이 왜 목사님한테 저런 걸 받아?"라며 김 여사를 둘러싼 무속 논란도 에둘러 드러냅니다.
엄마는 더 나아가 "애들이 다 커서 말을 안 듣는다"며 "아는 도사님한테 점을 봤는데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면 집에 안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 애들끼리 속닥거리는 거 고쳐야 된다"고 합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 담화문에서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괴물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영상에선 아빠를 윤 대통령으로, 아이들을 국회로 빗대 비상 계엄을 선포한 배경을 풍자합니다.
▲ 유튜브 채널 '김민교집합'에 올라온 '계엄령 패러디' 영상 |
ⓒ 유튜브 갈무리 |
엄마는 아빠에게 "애들이 말을 안 들으면 진짜 개 엄하게 해야 된다"라고 조언을 합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를 '개 엄'이라는 해학적 표현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긴급하게 얘기", "집안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선포", "배달 음식 금지", "통신 차단", "비속어 통제", "둘이 모이지 않는다", "투표가 제일 안 돼"
개 엄하게 하겠다는 아빠는 거실에 나와 긴급하게 이야기 한다며 각종 조치를 이야기합니다. 금지, 차단, 통제... 이런 단어들은 자연스레 지난 3일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1호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이들이 "독재"라며 반발하면서 "투표를 하자"고 합니다. 그러자 아빠는 질색하며 "투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이어 "말 안 들으면 군인 삼촌 부를 거야. 알지? 얼마나 무서운지"라며 경고합니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위한 표결을 진행할 당시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한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견디다 못한 아이들이 담장을 넘는 장면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를 위해 국회 담장을 넘은 장면을 패러디했습니다.
윤 대통령을 너무나도 닮은 아빠는 아들이 담장을 넘자 "이거 끌어내리라니까"라고 말합니다. 윤 대통령이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하고 더 많은 병력을 국회에 투입했어야 한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김민교 "중립 지키려 노력했는데..."
과거 코미디 쇼 < SNL 코리아 >(아래 < SNL >) 고정 크루로 윤 대통령을 패러디했던 김민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치 패러디를 하는 사람으로서 최대한 중립을 지키려 노력했다"면서 "이번에 일어난 일들은 좌우를 떠나 너무나 상식에 벗어났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왠지 패러디하는 저도 자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비상 계엄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벌어질 사태를 우려하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쿠팡플레이 < SNL >는 지난 11월 호스트 배우 진선규를 마지막으로 시즌6가 종료됐습니다. 이후 내란 사태가 벌어졌고, 그동안 < SNL >에서 윤 대통령을 패러디해왔던 김민교는 유튜브를 통해 계엄령을 풍자한 영상을 공개한 것입니다.
▲ 12.3 내란사태를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 |
ⓒ 유튜브 갈무리 |
12.3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로 지목된 윤 대통령을 패러디한 '김민교집합'의 영상은 21일 오전 기준 조회수 7만 회를 넘겼고, 각종 언론에도 소개됐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재밌다는 반응과 함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의 주장이 담긴 댓글도 의외로 많이 보였습니다.
댓글에는 "CIA에 제보할 사람 추가", "이제 미국 여행은 못 가겠네"라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지지하거나 후원한 연예인들을 CIA에 반미주의자로 신고하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다는 가짜뉴스와 연관된 주장입니다(관련기사: "미 CIA에 아이유 고발"... '가짜뉴스'에 또 속은 극우).
한 이용자는 "이렇게 대놓고 풍자할 수 있는 것도 자유 대한민국이기에 가능하단 걸 잊지 마시길"이라는 댓글을 달았는데, 그러자 또 다른 이용자는 "그걸 개박살 낼 뻔했던 게 윤석열이었다는 걸 잊지 마시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반응은 엇갈렸지만, 김민교의 날카로운 계엄령 패러디는 우리가 풍자와 해학의 민족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영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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